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4일(한국시간) 워싱턴 시내 레이건빌딩에서 미국 조야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북핵 해법과 한·미관계 등에 대해 3시간 가까이 토론했다. 우드로윌슨 센터(WWC)와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한 간담회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샌디 버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브랜트 스코프로프트 전 안보보좌관,샘 넌 CSIS 이사장,칼라 힐스 전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대사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셀리그 해리슨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코리안 엔드게임'의 한국어 번역본을 노 대통령에게 선물했고,노 대통령의 바로 왼쪽 옆에 앉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따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3분여간 노 대통령과 귀엣말을 나누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샘 넌 이사장=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희망의 새로운 지도자다. 여러가지 한·미관계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노 대통령이 양국의 우호관계를 대외적으로 강력하게 천명,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한다. △로버트 해스웨이 WWC 아시아연구실장=노 대통령은 북핵 불용방침과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누차 강조했는데 만약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가. 모든 외교적 방법이 소진됐을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 △노 대통령=평화적인 해결의 가능성을 믿는다. 평화적 해결이 안된다면 결국 전쟁 또는 무력사용이라는 것인데,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지난 한국전 경험에 비춰 끔직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고통을 되풀이할 수 없다. (모든 외교적 방법이 소진된) 그러한 단계에 아직 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가상적인 질문에 답변한다면 정세 불안요인이 생기고 경제에 미칠 영향도 있는 만큼 그 정도로 답하겠다. △커트 캠벨 CSIS 부소장=방미 전과 후의 느낀 차이는 무엇인가. △노 대통령=눈에 안보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틀간의 방미경험에 비추어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제경쟁에서 함께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절실하게 느꼈다. △랠프 코사 CSIS 하와이지부 소장=북한의 비핵화 무효 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 대통령=북한은 전통적으로 '벼랑끝 전술'을 많이 쓰는데….협상용으로 하고 있는지,그렇지 않은지 불분명하다. 좀더 사태를 관망하면서 대처해야겠다. △데이비드 엡사이어 CSIS 하와이지부 전 소장=반미감정 문제가 나왔는데 한·미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는가. △노 대통령=상호이해를 증진시키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많이 노력하겠다. 워싱턴=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