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화물연대 파업...서로 다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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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의 도화선이었던 포항의 철강운송을 비롯해 창원 당진 수원 등지의 일반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연대의 파업 및 협상은 단기간에 정상화되는 반면 뒤늦게 파업에 들어간 부산 등 컨테이너 화물운송 파업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같은 화물연대 소속인데도 광양과 의왕의 컨테이너 조합원(지입차주 겸 운전사)들은 부산과 연대하는데 반해 포항의 철강운송 조합원(지입차주 겸 운전사)들은 동조하지 않고 있다.
이는 화물의 종류와 운송수단에 따라 같은 화물연대 조합원간에도 이해관계가 판이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철강운송대란을 일으켰던 포항 화물연대는 운송요금 15% 인상과 다단계 알선금지, 파업 주동자에 대한 민.형사 책임 면제 등의 약속까지 받아내는 실익을 챙기고 파업을 단기간에 끝냈다.
하지만 부산 화물연대 파업은 공권력 투입이라는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조기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의 컨테이너 연대는 운송료와 같은 실질적인 '투쟁타깃'보다는 단기간에 얻어내기 힘든 경유가 인하 및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등 '대정부 정책투쟁'을 내세워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컨테이너 운송 파업이 정책투쟁 양상을 띠고 전국적인 연대 성향을 보이는 것은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이 일반화물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철강운송 같은 일반화물운송 서비스는 포항 창원 수원 등 '지역단위'로 이뤄지는 데 반해 컨테이너 운송은 '경인 의왕기지~부산 및 광양 컨테이너 부두'를 오가는 '전국단위 운송 네트워크' 체제에서 움직이고 있다.
철강 등 일반화물운송은 지역별로 '화물주-운송회사-화물연대'의 3자간 이해관계가 다르다.
따라서 협상이든 투쟁이든 지역단위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반면 부산 광양 등 컨테이너 화물연대는 '타깃'으로 삼을 뚜렷한 상대가 없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부두 봉쇄를 통한 대정부 압박'이라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컨테이너운송은 불특정 다수의 운송회사 및 화물차량들이 불특정 다수의 수출기업들을 상대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정한 협상 파트너 및 협상장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건설교통부는 급한김에 화주와 운송업체들을 불러모아 협상단을 만들어 일괄타결을 시도중이지만 이번에 우격다짐식으로 타결을 이끌어내더라도 장기적인 '협상시스템'이 결코 될 수 없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