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가 청렴도 꼴찌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야근과 관련된 내부지침'을 마련했다. 부패방지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청렴도 지수에서 건교부 등과 함께 가장 청렴도가 낮은 부처로 발표된 데 '충격'을 받은 결과다. 예산처가 택한 첫번째 지침은 '우리가 먹은 밥값은 우리가 계산한다'는 것.예산을 협의하기 위해 기획예산처를 방문하는 다른 부처나 지자체 공무원들과 식사를 할 때 '신세'를 지지 않겠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식사 비용은 대개 '민원인'인 다른 부처의 공무원이 계산해왔으나 이런 관례가 부패지수를 높였다는 게 예산처의 판단이다. 부방위의 조사가 민원인들에게 '식사나 술을 같이 한 적이 있느냐,있다면 돈은 누가 냈느냐'는 식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당했다'는 것.예산처는 이를 위해 올해 4억여원을 야근을 위한 식사비용으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업무상 불가피하게 타부처 실·국장이나 직원들과 식사를 할 때는 되도록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식비는 각자 계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예산처는 또 야근을 하면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정원의 3분의 1은 정시에 퇴근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예산을 따가야 하는 다른 부처 공무원들에게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