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으로 뭉칫돈 '밀물' .. 연일 최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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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고채 금리가 하락행진을 지속, 사상 최저 수준인 연 4.2%대로 가라앉았다.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인하한 지난 13일 이후엔 이같은 내림세가 더욱 가속화하는 추세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다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시중 유동성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꺼낸 '금리인하' 카드가 엉뚱하게 채권시장을 달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금리가 당분간 하락기조를 유지해 조만간 4.1%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사상 최저치 행진
14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25%를 기록했다.
한은이 채권시장 과열을 우려, "금리하락 기대가 너무 크다"고 구두 개입까지 했으나 하락세를 꺾지는 못했다.
국고채 금리가 완연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1일부터.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콜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단 하루를 빼고 줄곧 내림세를 지속, 약 3주 만에 0.4%포인트가량 떨어졌다.
◆ 금리 왜 떨어지나
국내 경기의 침체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대부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연 3%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국고채 수익률이 급격히 내림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 금리를 결정하는 한 축인 물가가 국제유가와 환율의 하락세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금리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게다가 13일 박승 한은 총재가 콜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경제성장률이 4%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도 국고채 매수세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앞으론 어떻게 될까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이로 인해 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증권 김승식 증권조사팀장은 "이번 금리인하는 시장이 생각하는만큼 선제적이지 못해 효과가 반감됐다"며 "앞으로도 한두 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의 신동준 연구원도 "경기바닥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는 시점까지 하락세가 이어져 연 4.1%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