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최고의 보수를 자랑하는 SK텔레콤에 다니는 김모 팀장은 퇴근 후 독서실로 향한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경영학석사(MBA) 교육과정 대상자로 선발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 SK텔레콤은 핵심인력을 2년 과정의 외국 MBA프로그램에 보내주는 '글로벌 MBA프로그램'과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개설한 1년짜리 MBA과정 등에 30명씩의 직원을 보내 교육시키고 있다. 글로벌 MBA의 경우 1인당 교육비가 1억5천만원이 넘게 들어가며 국내외 과정에 선발된 직원들은 근무를 하지 않고 교육만 받아도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다. 이같은 혜택 때문에 SK텔레콤 직원들의 내부 경쟁은 무척 뜨겁다. 글로벌 MBA의 경우에는 부문별로 우수인력들을 추천받은 뒤 일정 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거치는 등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실시하는 각종 국내외 연수프로그램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재교육을 받아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데다 승진에서도 가산점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수대상에 포함되기 위한 사내 경쟁이 대학입시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최근 선발한 지역전문가 과정에는 6명을 뽑는데 29명이 지원,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해외연구과정은 11명 뽑는데 23명,철강대학원 과정은 17명 선발에 27명이 지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서별로 인원을 미리 조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인력개발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치열한 사내경쟁을 통해 대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업무 필요성에 따라 연수 대상자를 선발하고 있어 차례를 기다리는 직원들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인력개발원에서 연 1회 집합교육으로 실시하는 '여사원 능력 향상 과정'에는 각사에서 선발된 우수 직원들이 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에는 에어로빅 교육,노래자랑 등 발표회,단체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어 여사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비교적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까닭에 여사원들의 지원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LG인화원이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사내 경쟁이 치열한 과정은 '국제공인 자격과정'과 'GBC 과정' 등이다. LG인화원과 미국 현지를 연계한 10주 기간의 영어과정인 GBC 교육은 매년 네 차례 진행될 정도로 임직원들의 관심도가 높다. 국제공인 자격과정은 직무별 전문가 육성을 위해 1998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기관에서 공인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