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제조업체인 한성식품 김순자 사장(49)은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김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효험이 있다는 얘기가 나도는 틈을 타 '김치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치에는 마늘 생강 파 등 항균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요.본초강목 같은 옛 문헌에도 나와 있죠.특히 김치유산균은 바이러스에 강하다고 해요." 김 사장은 "사스 덕분에 김치 위상이 한층 높아져 세계 어느 식당에서나 김치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요즘 공장에서 밤을 새곤 한다. 김치 주문이 늘어난데다 지난 1월 개발한 말하는 김치냉장고 '생굿' 판촉계획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김치 연구와 신제품 개발도 진두에서 지휘한다. 김 사장은 김치 연구로 연세대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고 이미 5건의 특허를 받아냈다. 지난 3월엔 싱가포르특허청과 일본특허청이 공동 주최한 싱가포르 국제 식품발명전에서 금상(깻잎양배추말이김치)과 동상(미니롤보쌈김치)을 한꺼번에 따내기도 했다. 한성식품은 이달 초 제2창업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통합 브랜드 '정드린'을 내놓았고 '한성찬'이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반찬전문점 사업도 곧 시작한다. 김 사장은 "반찬류 절임류 냉동식품류 드레싱·소스류 스프 퓨전식품 등 반제품은 물론 완제품까지 취급함으로써 종합식품회사의 위상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