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구두행상 시인 세번째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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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에서 25년째 구두 행상을 하고 있는 홍학희씨(65·충주시 연수동주공아파트)는 최근 '미리내 강변에 흐느끼는 내 영혼'이란 세 번째 개인 시집을 냈다.
충주시 금가면 빈농의 집안에서 출생,충청성서신학교(중학 과정)를 마친 홍씨는 충주와 음성 등을 전전하다 스무살 때 서울의 구두공장에 취업한 이후 45년째 구두와 인연을 맺고 있다.
1970년대 초 서울 미아리에서 양화점을 경영하던 홍씨는 결핵으로 고향인 충주로 내려와 요양을 하다 75년 충주에 다시 양화점을 내고 직접 구두를 만들어 팔고 고치면서 79년부터는 관공서 등을 돌며 구두 행상을 해 오고 있다.
그가 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때로 당시 교사와 선배들로부터 시집을 빌려 읽으면서 시의 세계에 흠뻑 빠졌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펜을 잡는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시에 대한 열정을 누르지 못한 채 90년부터 마음을 다져잡고 시를 쓰기 시작,93년 1월 문학공간을 통해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고 이듬 해 10월 처녀시집 '그리움으로 일으킨 영혼'을,99년에는 '영(嶺) 너머 아버지 집'을 각각 펴냈다.
홍씨는 "시상이 떠올랐을 때의 쾌감과 혼과 정열을 모아 시를 완성했을 때의 희열 때문에 환갑을 훨씬 넘은 나이에도 시를 쓰게 된다"며 "시집과 구두가 많이 팔려 생활 형편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얘기한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