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타결] 부산항 신뢰도 '뚝'…'동북아 허브'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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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을 마비사태로 몰아넣었던 화물연대 파업이 1주일만인 15일 극적 타결됐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부산항의 대외 신뢰도를 추락시켜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커가려는 전략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외 신뢰도 하락=파업 장기화로 인해 외국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부산항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화물이 늘어나면서 입항한 선박이 제때 부두에 접안해 화물을 싣고 내리지 못하는 체선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선사들이 이미 체선에 따른 비용증가를 이유로 부산항 기항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독일 선사인 하파그로이드 박학기 소장은 "파업으로 인해 외국선사들이 아예 기항지를 일본이나 중국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후유증을 처리해 안정된 항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항지를 바꾼 선사들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동북아 최대 환적항으로 군림했던 일본 고베항이 대지진 이후 외국선사들이 대거 부산과 중국으로 옮겨가면서 주변항으로 전락한 게 대표적 사례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전략 차질=부산항이 급속한 성장을 통해 세계 3위의 컨테이너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환적화물 덕분이다.
부산항의 환적화물 비율은 4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환적화물로 벌어들인 수입은 8천억원으로 추산된다,해양수산부는 오는 2011년 1조4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국정지표로 내세운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는 환적화물 유치경쟁에서 우위에 서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파업기간중 일부 선사들이 기항지를 상하이 등으로 옮기거나 아예 부산을 기항지에서 제외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체선현상으로 인해 운항 스케줄을 지킬 수 없는 경우 환적 중심항으로서의 매력은 상실된다.
◆대책=부산이 동북아 중심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선 최단시간에 항만을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화물연대도 외국선사들에 부산항이 안심하고 기항할 수 있는 항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앞장서야 한다.
부산시와 부산 해양수산청,항만 관련 업체들을 총망라해 내년에 발족하는 부산항 항만당국(PA)을 중심으로 항만 세일즈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2011년이 목표인 부산신항을 조기 개장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
김시복 한진해운 물류팀장은 "항만비용을 줄이고 환적화물을 대거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 부산항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신경원·하인식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