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근ㆍDJ 실세 구속 등 '파장' ‥ 나라종금 로비의혹 재수사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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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에 다수의 정.관계 인사가 개입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지난달 4일 재수사에 착수한지 40여일 만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에서부터 김대중 정부의 실세까지 구속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검찰은 "구속으로 수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추가의혹에 대해 최대한 규명하겠다"고 밝혀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 힘든 분위기다.
특히 검찰이 그동안 거명되지 않던 김홍일 의원의 측근인 정학모 LG스포츠단 사장을 15일 구속함에 따라 또다른 '몸통'이 드러날지도 주목된다.
◆ 청와대 등 전방위 로비 =2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보성그룹의 김호준 전 회장과 나라종금 안상태 전 사장은 나라종금의 퇴출을 막기 위해 고교 학연과 지연을 이용해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수사과정에서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안 전 사장으로부터 "나라종금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4천8백여만원을 받은 것이 드러났다.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것이 밝혀져 구속됐다.
한 위원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던 2000년 1월 공관으로 찾아온 김 전 회장 등을 만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산업은행의 3천억원을 유치해 주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나라종금의 부실자산 1천3백억원을 인수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위원은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김 전 회장 등과 만나도록 주선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홍일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학모 LG스포츠단 고문이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나라종금을 둘러싼 의혹이 한꺼풀 더 벗겨질 가능성도 높다.
검찰은 안 전 사장으로부터 "김 의원에게 나라종금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김 의원의 측근인 정씨에게 5천4백만원의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또 모 건설사 대표 윤모씨로부터 건설민원과 관련해 9천4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돈이 김 의원측으로 흘러갔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 앞으로 수사는 =나라종금 로비의혹 수사는 김홍일 의원 소환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홍업, 홍걸씨의 잇단 구속에 이어 김 의원까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게 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도덕성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종금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거론된 정.관계 인사에 대한 검찰수사는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검찰은 그간 거명됐던 정치인 외에 '넓은 의미의 정치인' 1∼2명에 대해서도 추가 소환 조사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이번 사건은 종착역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내주초에 소환자가 있다며 이제 수사는 일단락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간 한광옥 최고위원,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 등을 사법처리했으며 내주초께 민주당 박주선 의원을 소환할 예정이다.
또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안희정씨도 조만간 재소환, 조사한 뒤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 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