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앞이 안보인다..사스여파 적자 눈덩이.여름 성수기 실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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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4분기에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여파로 2·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최대 항공 성수기인 7월과 8월이다.
평균 탑승률 90% 이상을 유지해온 '여름 장사'까지 망치면 국내 항공업계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1·4분기 1조4천9백65억원의 매출에 1천8백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중고항공기 매각 손실과 직원 보너스 지급 등으로 1천7백억원의 적자를 냈던 작년 4·4분기의 실적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은 최근 6개월동안 무려 3천5백억원의 손실을 낸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1천3백36억원을 벌었던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번에 5백95억원의 적자를 냈다.
◆2·4분기는 더 어렵다
지난 4월 중 국제선 여객 총수(출·입국+환승)는 전년 동기보다 37.3% 감소했고 전달보다는 32.8% 줄었다.
화물 수송도 전달보다 12.5% 줄었다.
특히 사스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4∼5월 국제선 탑승률이 1·4분기 때보다 10∼15%포인트 떨어진 50∼60%선을 유지하면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들어 2백편이 넘는 감편과 운항중단 조치를 단행했지만 6월 예약률은 62%선이며 아시아나항공도 60%에 불과하다.
지헌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스 악재는 1·4분기보다 2·4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쳐 영업 손실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한 해 영업실적을 가늠할 7,8월의 예약률도 저조하다.
예년 이맘 때면 거의 1백% '풀 부킹'을 나타냈던 미주·일본 노선의 예약률도 80%선에 머물고 있다.
◆'현금부터 확보하자'
항공사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근 기내식 사업과 항공기 엔진을 매각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2천억∼3천억원 상당의 ABS(자산담보부 유동화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국제 유가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섬에 따라 SK㈜와 항공유 장기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중 3백60억엔 규모의 엔화표시 ABS 발행에 나섰다.
적자 사업인 면세점 사업도 접기로 했으며 비수익 노선에서도 과감하게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