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야망에서부터 시작된 독일의 공업화는 20세기를 넘기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공업발전의 주요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은 독일 동부 지역. 이 가운데서도 삭손(Saxon.작센과 인근 지역의 통칭)의 맨체스터로까지 불릴 만큼 번성했던 도시가 켐니츠였다. 최대한 많은 노동자들에게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어진 투박한 아파트와 적황토빛 벽돌로 지어진 공장들이 도시의 풍경을 지배한다. 공업도시 켐니츠의 면모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이 오페라 하우스 뒤편에 우뚝 서 있는 칼 마르크스의 두상. 켐니츠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좌대를 포함한 높이가 7m를 넘길 만큼 거대한 동상이다. 사실 통독 이전 도시명은 칼 마르크스 시(Karl Marx Stadt)였다. 시 외곽 을씨년스러운 공장지대에 자리한 공업박물관은 20세기 초부터 이 도시가 이룩한 발전상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박물관 건물도 유리와 강철을 덧대어 현대적인 감각을 조금 덧칠했을 뿐 옛 공장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섬유,자수,금속 가공,직물 등의 경공업에서부터 자동차,비행기,각종 생산 설비 등 켐니츠가 독일 경제에 기여한 업적을 현장감 있게 전시해 놓았다. 1백여년 전에 생산된 여성용 장갑과 스타킹,수예품,1903년의 포장지 등은 당시의 생활상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전시품. 20년대의 자동차와 손을 따라 기계자수를 놓는 설비 등은 직접 시연되기도 한다. 켐니츠는 그러나 예술도시로서의 면모를 더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 중심에 위치한 바로크풍의 오페라하우스와 그 앞 넓은 광장에서는 거의 매일 관현악 연주와 발레,뮤지컬 등의 공연이 열린다. 본 조비,엘튼 존 등 세계적인 팝 스타들의 켐니츠 공연도 줄을 잇고 있다. 문화상품 제조는 구 시가지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연합군의 집중 폭격에도 보존상태가 양호한 구 시가지는 켐니츠의 옛 풍습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 야경꾼과 함께 시 청사 옆 시계탑에서 나팔을 불어보고 시청 1층에 마련되어 있는 전통 레스토랑에서 전통 요리를 맛본다. 또 해자를 파 놓고 그 위에 섬처럼 떠 있는 작은 수성(水城)에서 중세 음유시인의 노래를 감상하기도 한다. 무형의 재산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에 대한 투자. 불황에 맞닥뜨린 구 동독 최대의 공업도시 켐니츠가 선택한 새로운 생존 전략이다. 켐니츠=글 남기환 여행작가 .................................................................... [ 여행수첩 ] 프랑크푸르트에서 국내선을 이용 드레스덴까지 간다. 켐니츠는 드레스덴공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루프트한자 독일항공과 대한항공은 매일,아시아나항공은 주 4회 프랑크푸르트 직항편을 운항한다. 환율은 1유로 당 1천4백14원 정도. 현재 서머타임 적용 중.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시내는 대체로 한산한 편인데 시청 광장 둘레에는 카우프호프와 갤러리아 등 대형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02)3420-0400,켐니츠관광청 www.chemnitz-tourismus.de .................................................................... [ 켐니츠 ] 켐니츠는 최근 "독일트래블마트(GTM)2003"을 성공적으로 개최,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에 걸쳐 진행된 GTM2003은 세계 여행업계 종사자들을 불러모아 독일내 주요 관광지와 여행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행사. 이번 GTM에는 주최국 독일을 포함해 40여개국 1천5여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해 활발한 상담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허태영 상무를 비롯 모두 5명의 유럽 전문여행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