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을 수출기업 육성에 두기로 한 것은 수출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중소업계는 꾸준히 수출을 늘려왔지만 인력난과 중국의 추격 등 안팎의 걸림돌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을 수출군단으로 만드는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수출의 현황=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수출비중은 42.6%로 98년의 31.9%에 비해 4년새 10.7%포인트 높아졌다. 수출액도 이 기간 중 4백19억2천만달러에서 6백82억5천만달러로 62.8% 늘었다. 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1·4분기 중 수출액은 1백76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전기제품이 56억2천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기계 29억2천만달러,섬유 28억1천만달러,철강·금속제품 16억5천만달러 순이었다. ◆수출신장의 걸림돌=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다. 수주를 해도 이를 생산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고통을 받고 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12.2%에 달하며 종업원 5인 이상 20인 이하 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31.9%에 이른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배전반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모집공고를 계속내고 있지만 1년 동안 한 명도 뽑지 못했다. 이 회사 대표는 "있는 직원도 2,3년 경험을 쌓으면 떠나 수출은 고사하고 사업을 중단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수출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하려 해도 수출상담을 할 정도로 유창하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드물다. 가동률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는 것도 수출여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협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은 69.7%로 4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바이어와의 상담시 제값을 받지 못하고 불리한 조건으로 수주하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수출기업화 대책은 이렇게 짜야=지난 5년 동안 약 1만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육성됐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은 개발한 기술과 제품의 수요자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김홍 호서대 벤처대학원장은 "벤처기업의 지식제품과 기술을 해외에서 팔 수 있게 구체적인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형제품을 공급할 때도 수출금융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 벤처기술수출센터 등 관련 태스크포스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또 기술력을 가진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을 촉진시켜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기업 인수를 알선해주고 있는 인프라베이직의 김일선 대표는 "정부가 조성중인 글로벌스타펀드 및 이노비즈펀드 등을 활용해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미국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소기업공동전시관 설치가 필요하다는 게 중소업계의 주장이다. 중기청이 올해 중소기업들의 해외전시회 파견에 지원할 예산은 52억원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의 수출지역이 미국과 중국에 치중돼 있는 점을 감안,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등지에 공동전시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도 희망하고 있다. 이치구·이계주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