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앙대 건국대 동국대 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 종합병원을 새로 짓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들의 병원산업 진출과 의약분업 실시로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대학병원들이 대형화.현대화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대학들에 따르면 중앙대는 1천3백억원(건축비 6백억원)을 투자, 동작구 흑석동 서울캠퍼스 옆에 5백50병상 규모의 최첨단 병원을 짓고 있다. 내년 6월 병원이 개원하면 중구 필동 병원(3백50병상)을 이전하고 필동 병원부지는 매각할 방침이다. 건국대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1천6백억원을 투자, 광진구 모진동 서울캠퍼스에 8백50병상 규모의 병원을 만들고 있다. 이 규모는 국내 5위권으로 현재 운영중인 병원(2백84병상)보다 세배 이상 크다. 건국대는 야구장 부지에 건축중인 주상복합타운 '스타시티'에서 나온 수익금을 투자한다. 동국대는 지난해 말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에 8백병상 규모의 병원을 완공하고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 병원은 완전 전산화로 '종이없는 병원'으로 태어난다. 서울대가 지난 7년간 3천1백억원을 투자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8백병상 규모)은 지난 10일 진료에 들어갔다. 중앙대 관계자는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대기업의 병원산업 진출에 이어 의약분업 실시로 진료비체계가 바뀌며 동네병원으로 환자 이탈까지 가속화돼 중소규모의 대학병원은 심각한 재정압박을 받아왔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에 의한 병원 대형화,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9백75개 병원중 서울 방지거병원 목포카톨릭병원 등 97곳이 문닫을 정도로 병원 경영이 악화됐으며 H대 부속병원 등 많은 대학부설 종합병원도 상당한 규모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