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중 7곳 순익 뒷걸음 .. 이라크전 등으로 1분기 성적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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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평균 35.4% 줄어든 것은 총제적인 경기불황 탓이었다.
내수둔화, 전세계 정보기술(IT) 경기 침체, 이라크전쟁에 따른 유가상승, SK글로벌 분식회계 및 카드사 부실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러나 속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다지 나쁜 성적은 아니다.
부실채권의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7천억원의 순이익이 감소한 금융회사와 반도체경기 악화 여파로 순이익이 40% 급감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기업의 실적둔화 정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경기호황일 때의 이익을 웃돌거나 맞먹는 실적을 올렸다"면서 "수년간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국내 기업의 수익력이 크게 향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바닥권을 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실적은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제조업은 '선방'
5백16개 상장 제조업체의 1.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8.31%와 20.72% 줄었다.
전체 실적은 악화됐지만 호전된 기업도 적지 않다.
KT(순이익 91% 증가) 포스코(1백46%) SK텔레콤(1%) 기아자동차(43%) KT&G(20%) 현대중공업(4%) LG화학(9%) 현대모비스(20%) 대림산업(2백56%) 등은 순이익이 늘어났다.
이들은 모두 업종대표주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불황기에 업종대표주가 순이익을 늘렸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체질이 강화됐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전체 제조업체의 41%인 2백16개사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제조업 순이익이 20% 감소한 것은 워낙 덩치가 큰 삼성전자의 실적악화 탓이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감소액 7천7백72억원은 전체 순이익 감소분의 43%를 차지한다.
코스닥 등록업체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등록업체들은 작년 1.4분기에 1조4백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올 1.4분기에는 1백73억원의 적자를 봤다.
국민카드의 순이익 감소액(5천26억원)이 결정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등록기업은 1.4분기 인터넷 반도체 디지털콘텐츠 업종의 수익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4.4분기 1조3천4백80억원에 달했던 적자규모가 1백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 재무구조및 수익성 개선은 지속
1.4분기 상장 제조업체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부채총계는 전년동기대비 7조6천억원 감소한 2백56조원이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5.53%포인트 줄어든 1백13.39%로 낮아졌다.
경기불황에 따른 영업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상장사의 재무구조는 꾸준히 건실해지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9.44%로 전년동기에 비해 0.5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모.주용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