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회화 세 거장 '한자리'..갤러리현대, 리히터등 3인 5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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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리히터(71)는 사진과 회화를 접목시켜 회화의 중요성을 확인시킨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지난해 세계 경매시장에서 1백점이 거래돼 판매금액만 2천7백60만달러(약 3백30억원)에 달했다.
생존 작가 중 유일하게 베스트셀링 작가 '톱10'에 오를 만큼 인기가 치솟고 있다.
리히터를 비롯 '방석 그림'으로 유명한 고타르트 그라우브너(73),색채구성 작가인 이미 크뇌벨(63) 등 독일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인의 대표작 50여점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가 23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막된다.
이들은 동독에서 출생해 서독으로 이주한 후 뒤셀도르프에서 수업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회화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색채를 중요시해 화면이 감각적이다.
리히터는 스스로 "나는 독일의 팝 아티스트"라고 할 만큼 미국 팝아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독창성은 추상과 구상은 섞일 수 있고 물질과 정신도 분리된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데 있다.
사진과 복제기법을 활용하면서도 전통 회화의 범주 안에서 대립적인 요소들을 화해시키는 '제3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1962년 첫 작품인 '책상'에서부터 '48명의 초상화''미스터 하이드''핼리팩스''파우스트' 등 40여년 동안 무수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크뇌벨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에 주목해 추상회화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절대주의 주창자인 말레비치의 영향을 받은 그는 추상회화의 가능성을 '검은색 사각형'에서 찾았다.
그의 작품에는 늘상 '19번 방'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데 이는 스승인 요셉 보이스가 1960년대에 그에게 제공한 방이 19번이었던 것과 관계가 있다.
회화의 '틀'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는 회화의 영역을 화면 밖의 공간으로 확장시켜 회화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모네와 윌리엄 터너의 계보를 잇는 그라우브너는 '색채신체(Farbekoerper)'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인체의 피부를 연상시키는 스펀지 캔버스를 통해 화면의 생명성을 보여주는 작가다.
6월22일까지.(02)734-611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