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 아니세요." 지난달 25일 투기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광명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가 3주일 가까이 '개점 휴업'상태다. 투기지구 지정에 이어 이달 초 국세청의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안동과 철산동 일대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일제히 문을 닫아걸었다. 이렇다보니 중개업소와의 연락은 첩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다. 수차례 시도 끝에 어렵사리 전화 연결이 이뤄진 중개업소도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고객인지 세무서 직원인지 전화통화로는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다시 문을 연 하안동 주공10단지 스피드뱅크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달 초 국세청의 단속 얘기가 나오면서 이달 말까지 영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업계가 의견을 모았다"며 "사무실 앞에 파라솔과 간이의자를 두고 주민으로 위장한 뒤 손님이 찾아오면 한동안 지켜본 뒤 사무실 밖에서 후다닥 거래를 성사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관련 사이트에 나타난 광명시 일대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초에 올려진 그대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화로 문의하면 이달 초 가격을 알려준 뒤 사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그때서야 실제호가를 조심스레 알려준다"며 "간혹 국세청에서 가격동향을 전화로 체크하는 경우가 있어 별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