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던 아파트의 재건축이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면 전화위복인가,금상첨화인가. 개인사업을 하는 최종희씨는 거주하고 있던 서울 여의도 아파트의 재건축 결정으로 3년 전 집을 비워야했다. 최씨는 '어차피 이사를 해야할 바엔 전세비용으로 전원주택을 짓자'고 마음먹었다. 고향인 충남 예산군으로 내려가 전원주택 부지를 물색하던 최씨의 눈에 광천저수지 주변이 크게 들어왔다. 하지만 건축을 앞두고 최씨의 마음이 바뀌었다. 전원주택만 지을 게 아니라 레스토랑도 함께 들이기로 했다. 심산유곡에 2억원이상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고 주변에서 만류했다. 그렇지만 그는 저수지 근처라 자신의 음식솜씨를 살리면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확신했다. 그래서 1층엔 프랑스풍의 레스토랑(아라첼리)을 만들고 2층엔 자신이 거주할 전원주택을 꾸몄다. 2001년 1월이었다. 처음엔 고향친구들이 레스토랑의 주요 고객이었다. 이제는 소문이 퍼져 주말에는 서울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집 근처에 가꿔온 풀을 손님들이 밟으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는 최씨는 재건축 아파트가 준공돼도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한다. 전원생활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운영수익 등으로 집 근처에 매입한 땅에는 펜션을 지을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최씨는 "전원주택을 통해 자연과 친구들을 다시 얻었다"고 말한다. 전원으로 떠났던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때문에 전원생활을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씨처럼 자신의 취미를 살리면 외로움도 덜 수 있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여건이 허락하면 수익형 전원주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