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가 입주하는 지역의 기존 아파트 전세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값이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 서초동 등 대규모 단지가 입주하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동 이문동 신도림동 하월곡동 등 대규모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의 기존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2∼9%의 하락폭을 보이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급매물량이 나오고 있는 지역에서는 지난달보다 9천만원 가량 떨어진 전세물량도 등장할 정도다.


지난 한 달 동안 서울지역 전세값이 평균 0.0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지역의 경우 새 단지 이주와 이사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전세물량이 대거 쏟아져 전세값이 크게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초동의 경우 지난 15일부터 1천1백29가구의 입주가 시작된 삼성래미안 때문에 전세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근 삼풍아파트의 경우 올 초까지 2억5천만∼2억8천만원선에 형성됐던 34평 전세값이 최근에는 1억8천만원대로 떨어졌다.


일부 물량은 1억6천만원까지 하락,2억5천만원대를 고집하는 전세 호가와 9천만원의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


래미안과 가까운 유원아파트도 전세값 하락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유원아파트는 연초 2억5천만∼2억8천만원선이었던 36평형 전세값이 최근 2억5천만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2억원대 안팎의 물량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서초동 M공인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 해도 2억원5천만원에 구하기 어려웠던 전세가 이사철 비수기와 전세물량 과잉공급이 겹쳐 순식간에 2억원 이하로 하락했다"며 "삼성래미안의 입주가 끝나면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1천5백61가구가 입주한 동대문구 이문동 인근의 대우 및 현대아파트 전세값도 전달 대비 3∼9% 내렸다.


또 대림 4차 입주가 예정된 신도림 일대 전세값도 지난 4월보다 2∼8% 하락,서울 평균 전세값 상승률(0.05%)을 크게 밑돌았다.


이밖에 두산 위브,삼성래미안,리버그린동아 등 신규 아파트의 대거 입주가 예정된 성북구 하월곡동의 전세값도 전달보다 4∼7%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과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규모 단지 입주가 주변지역의 기존 아파트 전세값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들 지역의 전세값이 계속 약세을 보일 경우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소유자들이 계약 만료 때 전세금 상환압박을 받는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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