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자산.부채 실사결과, 청산가치가 마이너스 5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증시에서 SK그룹 계열주와 은행주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채권단에서는 SK글로벌을 청산하기 보다는 회생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감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SK글로벌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SK텔레콤 등 계열주에 부정적 20일 거래소시장에서 감자추진 소식이 전해진 SK글로벌은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로 추락했다. SK글로벌 회생을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이날 오전 SK텔레콤과 SK㈜가 3%대, SK증권이 4%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증권 김성훈 애널리스트는 "SK글로벌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모색될 경우 SK텔레콤으로서는 부당지원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원을 한다면 기존에 예상한 SK글로벌 보유 SK텔레콤 주식 230만주(4천35억원)와 SK글로벌 보유 전용회선 자산(3천469억원)을 포함해 이번에 발견된 SK텔레콤 은닉주식 114만주(1천995억원) 매입 등에 모두 9천499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SK텔레콤이 1분기말 현재 1조6천2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고 지원성격도 자사주 매입 및 영업용 자산 매입으로 기업가치 하락 효과는 없다"며 "SK글로벌 사태가 장기적으로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좋은 기회이자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의 최대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이 SK㈜가 SK글로벌을 지원할 경우 지분을 팔수 있다고 이미 경고했기 때문에 SK㈜ 주가도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크레스트증권의 지분 매입으로 지난 4월16일 1만2천700원까지 오른 SK㈜ 주가는 지난 9일 9천430원까지 떨어졌다. ◆은행주 전망 엇갈려 SK글로벌의 자본잠식규모가 4조3천874억원으로 집계됨에 따라 채권 은행단의 지원이 SK그룹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상화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번 실사결과에 따른 하나. 신한.국민 등 8개 은행의 추가 손실규모를 1조~1조7천억원대로 추산했다. 이 연구소 전재곤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이 SK글로벌에 대한 채권을 출자전환해도 향후 감액 손실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출자전환 이후에도 자금지원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단기간에 부담을 벗어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반면 동원증권은 채권단의 손실률이 당초 전망을 밑도는데다 은행주를 짓눌렀던 악재 하나가 사라져 은행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배현기 애널리스트는 "SK글로벌의 순자산가액이 -4조4천억원으로 당초 추정치 -6조3천억원을 하회하고 채권단 손실률도 예상보다 낮은 44.0%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따른 SK글로벌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며 "다만 출자전환을 해도 추가 자금지원이 없다면 손실률을 50% 이내에서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