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블록버스터 '매트릭스2 리로디드(Reloaded)'가 오는 23일 전국 3백2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된다. 이 영화는 지난 15일 북미지역에서 개봉,'대박'을 터뜨려 국내서도 최고 흥행작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작사인 AOL타임워너는 '매트릭스2'의 북미지역 흥행집계 결과 개봉 첫날 4천2백50만달러,첫 주말 3일간 9천3백2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파이더 맨'이 첫 주말 1억1천48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데 이어 역대 흥행수입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매트릭스2'의 4일간 흥행수입은 1억3천5백70만달러로 '스파이더 맨'을 앞지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래리 & 앤디 워쇼스키 형제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매트릭스2'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으로 인류를 지배하는 컴퓨터시스템 매트릭스와 이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그(The One)'임을 자각한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시스템을 부수기 위해 매트릭스 본체로 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연인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와 사랑을 이룬 인간이자 진실을 찾아나선 구도자인 네오는 사랑과 구원을 추구하는 이상적 인간의 표본이다. 전편보다 힘이 강력해진 네오는 시속 3천2백km로 날아 다니는 슈퍼맨이다. 네오의 활동공간이 인간의 정신능력과 맞물려 있는 가상현실이란 점에서 네오의 정신력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다. 네오를 추적하는 에이전트도 자기복제 능력을 갖출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 1백명의 복제 에이전트들과 네오의 격투신,초고속 스피드의 고속도로 추격장면 등이 볼거리다. 특히 트리니티가 '키메이커'(매트릭스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는 사람)를 업은 채 모터사이클을 몰고 마주오는 차량행렬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속도로 추격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구도에는 동·서양의 신화와 종교,철학과 무술들이 접목돼 있다. 오징어 모양의 괴물 '센티넬'의 공격으로부터 인류의 은신처 '시온'을 구출할 수 있는 최후의 기회가 '72시간'인 것은 성경으로부터 나온 모티프다. 구원자로서의 '그',세 사람이 합쳐 승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트리니티'도 성서에 뿌리를 둔 캐릭터들이다. 반면 네오가 깨달음을 통해 진실과 믿음에 도달하는 과정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의 불교적인 세계관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스신화 속 '꿈의 신'에서 유래된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자식들을 잃고 비탄에 빠졌던 여인의 이름을 딴 저항군 니오베(제이다 핀켓 스미스),저승을 지배하는 하데스의 아내와 동일한 이름으로 네오를 유혹하는 악녀 페르세포네(모니카 벨루치) 등은 그리스 신화에 원형을 둔 인물들이다. AOL타임워너는 3억달러를 투입해 '매트릭스' 2편과 3편을 동시에 제작했으며 3편인 '매트릭스 레볼루션'은 오는 11월5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