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올바른 평가 .. 이채욱 < GE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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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lee@geahk.ge.com
얼마 전 신문에서 전·현직 교육감이 초·중등 교장 승진 대상자들의 평가를 적당히 해서 교장 승진 순위를 바꿨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극히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평가자의 기분이나 사적 관계,금전거래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가 바로 서려면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평가자는 분명한 평가기준을 세워야 한다.
GE의 경우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내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니라 상하간 합의를 통해 소위 '목표와 과제(Goals and Objectives)'를 매년초 설정한 뒤 한해를 시작한다.
그리고 연말에 이 기준에 따라 자기 스스로를 평가하고 상사가 다시 평가하고 그리고 상호 면담을 통해 상사가 부하에게 평가 결과를 알려주고 서로 사인을 하게 된다.
둘째,상사는 분명한 소신과 공정성 투명성을 지녀야 한다.
잘 알거나 부탁 받았다고 평가를 달리하면 양쪽 모두에게 불이익을 줘야 한다.
셋째, 업무를 잘못 수행했는 데도 좋은 점수를 주면 그 부하의 인생을 망칠 가능성이 많아진다.
D를 받아야 할 사람이 A를 받으면 자신이 A급인 걸로 착각하게 된다.
나중에 올바른 평가를 하는 상사와 그렇지 못한 상사를 구분하지 못해 가치관이 흐려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넷째,평가자는 공정성,투명성,일관성의 세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들만 명확하면 언젠간 훌륭한 리더로 평가받게 된다.
내편,네편에 따라 달라지고 부탁에 따라 바뀌고,어제는 이랬다가 오늘은 저렇게 하는 리더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는 누가 힘있는(?) 자리에 오르면 축하에 앞서 자기 일과 연관지어 나중에 무엇을 부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하는 풍조가 있는 것 같다.
당사자 역시 직무수행보다 신세를 갚을 기회로 생각하거나 심지어 재임기간 중 힘을 과시하는 경우까지 보게 된다.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밀려나 개인은 물론 조직에도 죄악을 저지르는 결과가 된다.
이를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려 한다.
제발 죄 좀 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