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따로,법정관리인 따로.' 지난 14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가 '따로국밥' 신세가 됐다. 진로의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이원씨가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서울 서초동 진로 본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법원이 법정관리인 사무실을 법원 안에 개설해준 것.법정관리인이 회사 인근에 사무실을 낸 적은 있으나 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해 법원안에 사무실을 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원 법정관리인이 현재 업무를 보고 있는 곳은 서울 서초동 행정법원 옆 별관 305호실.이곳 2층에는 부실 기업들의 운명을 가름하는 파산부가 있다. 이씨의 사무실엔 연간 매출 1조원에 달하는 진로의 관리인으론 어울리지 않게 덩그러니 책상과 의자만 놓여있다. 법원이 서둘러 별관에 사무실을 내준 것은 법정관리인 선임 이후 진로의 각종 결제서류를 처리하는 게 시급했기 때문.진로에 따르면 노조가 법정관리인 출근 저지투쟁을 벌인 14일부터 물품대금을 비롯 모든 결제서류가 중단돼 있어 거래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법정관리 개시명령이 내려진 뒤에는 관리인의 결제가 있어야만 일정액 이상의 대금거래 등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고기완·이관우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