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달러약세 세가지 대책 .. 林俊煥 <서강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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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원화강세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이라크 전쟁 및 북핵사태로 달러당 환율이 1천2백70원까지 떨어졌었는데,이들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해소되면서 빠른 속도로 1천1백90원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원화강세는 침체되고 있는 국내경기를 더욱 악화시키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의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는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의 달러강세정책 포기발언(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부인)에서 비롯됐다기보다 미국경제의 기초여건 악화,즉 재정적자의 확대 추세와 만성적 경상적자에 기인한다.
쌍둥이적자에 대한 소요자금을 해외투자자로부터의 자금조달(해외자본유입)에 의존하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쌍둥이적자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은 '달러 약세에 의한 무역적자규모의 축소'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는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국제수지불균형 해소라는 구조적인 현상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가치는 강세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화의 급격한 환율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경제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급격한 달러 약세는 상대국통화의 동반하락을 유발하여 '환율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완만한 하락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요인으로 달러가치는 장기간에 걸쳐 약세를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달러 중심으로 막대한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정책을 바꾸어 달러화 대신 유로화 비중을 높일 경우 달러의 약세화는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한편 달러화의 약세는 이미 디플레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경제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미 달러화의 약세는 오래 전부터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는 일본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또 디플레 초기국면에 진입한 유럽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도 달러 약세의 장기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원화 강세는 경기 부양을 겨냥한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해 우리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수출주도형 구조인 우리 경제는 금리민감도보다 환율민감도가 높아 원화 강세의 위축효과가 금리인하효과를 상쇄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화가 달러 약세의 지속으로 장기간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에 대비,다음과 같은 정책적 방안을 고려할만하다.
첫째,달러 약세 수혜국으로의 수출촉진이다.
사실상 달러연동 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을 들 수 있다.
'상품제조공장'보다는 '구매력'을 갖는 시장으로서 중국을 보자는 관점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중국 위안화의 약세는 중국의 대외경쟁력을 제고시키고,이를 기반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며,이에 따라 중국의 수입 잠재력이 증대될 것이다.
중국 소비자 및 기업의 수입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및 자본재를 생산하는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경쟁국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
둘째,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으로의 공장이전을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환율경쟁력을 갖춘 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촉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에 세금 및 법제적 측면에서 정책적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최근 국내 경제도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바,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시기적절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재정 및 금리측면에서 대응할 여지가 충분하여 디플레 가능성은 극히 낮으나,정책대응이 실기할 경우 디플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컨대 일본은 디플레 타개책의 실기로 장기 불황에 빠져 들었고,그나마 불황 탈피 정책수단도 이미 바닥난 상태다.
미국의 경우도 늘어나는 재정적자에다 정책금리가 1%대에 근접하여 정책대응여지가 별로 없다.
이 같은 일본 미국에 비할 때 우리의 사정은 훨씬 낫다.
국가 재정상태가 흑자 내지 균형 기조를 이루고 있는 나라는 태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뿐이다.
정책금리측면에서 어느 국가보다 높다.
jhim@ccs.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