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적 효과를 놓고 미국 내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달러가치 하락이 미 경제에 '축복'이라고 주장하는 편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향상을 점치며 벌써부터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약한 달러'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편에서는 달러 약세의 최대 수혜자는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위안화가치도 그만큼 하락,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만 키워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달러 약세 혜택은 중국이 독차지=CNN머니는 20일 "지난 94년 이후 중국은 1달러당 8.28위안으로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를 운영 중"이라며 "달러 약세의 이익을 중국이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렵다며 '수출 경쟁력 향상론'을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중 중국은 '약(弱) 달러 효과' 덕분에 대 유럽 수출이 40∼50% 늘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준마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달러 약세가 향후 1년 이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유로존으로 향하는 중국의 수출 비중이 2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의 혜택은 어머어마하다"고 진단했다.


또 '약 달러'는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미 증시와 채권시장의 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했다가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투자자문사인 노던트러스트의 폴 카스리엘 외환전략가는 "돈을 맡겼다가 나중에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되돌려 받게 된다면 누가 미국에 투자하겠느냐"며 비관론을 폈다.


◆'달러 약세 용인'은 불가피한 선택=미국 내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달러가치가 떨어지도록 놔두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 약 달러 주창자들의 지적이다.


약 달러로 수출을 늘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이로 인해 '기업실적 호전→투자 증가→고용 증진→증시 활황'의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약한 달러는 수입물가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최근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미국 내 디플레 위기를 막아 저금리 정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다.


투자전문 연구소인 슈왑 워싱턴리서치의 그레그 발리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소매 물가가 급락하는 등 지금의 미국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를 오히려 부추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