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로 마감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뜻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카드채 문제,증시수급 불균형,미국증시 불안,달러 약세 등 시장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목표수익을 낮춰잡고 가급적 보수적인 자세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변수는 '불안'=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본부장은 "20일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은 전날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일 뿐"이라며 "아직까지는 약세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채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조홍래 동원증권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대기업들이 모두 신용카드사 문제에 연관돼 있다"며 "이는 외국인의 대형주 매도로 이어져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은 북핵문제와 노사대립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이클 진 UBS워버그 한국법인 대표는 "노사관계가 불안한 상황에서 북핵문제마저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 경우 증시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 변수는 '중립적'=달러 약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렸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달러 약세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해서가 아니라 미국경제의 취약성 때문이란 점에 심각성이 있다"며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기업이 많은 국내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원증권의 조홍래 본부장은 "현재 수준에선 달러 약세를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어떻게=전문가들은 대부분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반대로 급등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본부장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과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실적우량주 내수주 가치주 등 일부 종목에 선별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상대적인 낙관론도 있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전 고점인 630선을 돌파할 경우 강세장이 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수출 관련 우량주나 블루칩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주용석·임원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