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분양 주상복합 등 '주택시장' 중심으로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거품이 증폭되고있다. 반면 사무실 오피스텔 임대공장 등 '사업용 부동산'시장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물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등 불황의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저금리와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투자할 곳을 찾지못한 자금이 신규분양과 재건축시장에 몰려 '묻지마투자양상'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사무실 오피스텔 임대공장 등 부동산시장의 기성 상품들은 경기부진으로 임대인들의 휴·폐업 도산이 속출하면서 수급이 역전돼 매매및 임대가격이 속락하고 있다. 신규분양은 일종의 '수건 돌리기'식 '머니게임'인 데 반해 기성 부동산시장 중에서도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용 부동산시장'에는 시장원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기존 시장의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의 분양물건도 2~3년후 입주시가 되면 '거품'으로 판명날 것인 반면 향후 경제가 좋아져 수요가 되살아날 경우 '거품'은 '자산증식'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부동산 투자자문사인 R2코리아 곽윤희 과장은 "기존 오피스 시장이 기업 등 법인들이 소유하면서 임대 형식으로 이뤄진 데 반해 오피스 분양은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참여하며 활성화된 시장이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기업들의 실수요 중심으로 이뤄져 경기에 민감한 데 반해 신규 분양 시장은 향후 사무실 임대를 통한 자본수익이라는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경기에 둔감한 편이다. 오피스 빌딩 전문 중개업체인 신영 최상규 부장은 "초저금리 시대지만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대한 정부 규제가 늘고 있어 선뜻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반해 오피스 빌딩은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틈새 수익형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분양의 경우 분양권을 획득한 후 입주는 2∼3년 후의 일이고 중도에 전매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임대료 하락도 문제될 게 없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분양 시장도 오피스 임대 시장의 장기적인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데 전문가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거시 경제 지표 악화로 기업이 투자를 대폭 감축하는 마당에 분양 시장만 따로 오름세를 계속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현물 시장을 무시하고 선물 시장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마치 '수건 돌리기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3년 전쯤 건설 붐이 일며 착공을 시작한 오피스 빌딩이 시내 곳곳에서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 공급과잉 현상으로 임대료 하락이 불가피한데다 경기 하락까지 겹쳐 분양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