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좋다] CEO들의 '골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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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기업인으로는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을 들 수 있다.
이병철 회장의 '골프 사랑'은 대단했다.
'싱글' 실력을 보유했던 이 회장은 정석대로 골프를 즐겼고 골프를 통해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수완이 뛰어났다.
이 회장은 티오프 시각에 결코 늦은 적이 없었다.
라운드 도중 동반자가 스윙이나 스코어가 좋지 않으면 자상하게 코치해줬다.
심지어 그 사람에게 맞는 골프채를 사 선물하기도 하고 레슨프로를 붙여서 골프치는 데 도움을 줬다.
이렇다 보니 이 회장과 라운드를 하고 나면 누구든 이 회장 편이 안될 수가 없었다.
이 회장은 외부적으로 직책을 갖고 골프 발전에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한장상 프로를 후원하는 등 보이지 않는 지원을 했다.
대한골프협회 회장을 지낸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골프 애호가다.
이 회장은 마흔을 갓 넘긴 시절 골프를 시작했는데 첫 라운드에서 1백타를 깼다.
골프를 배울 때 새벽에 서울CC에서 9홀 정도 라운드하고 회사로 출근한 뒤 일을 마치고 서울CC에서 다시 라운드를 할 정도로 골프에 몰입해 1년여쯤 지나 '싱글' 수준이 됐다.
이 회장은 국산클럽인 '엘로드'를 만들었고 자신의 호인 우정을 따 충남 천안에 우정힐스CC를 건설했다.
골프 발전에 공헌한 인물로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도 있다.
골프 입문 1년 만에 '싱글'이 된 허 회장은 어프로치샷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한다.
74년에는 골프장 업주들의 모임인 골프장사업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지냈다.
76년에는 한국골프협회(현 대한골프협회) 6대 회장을 맡아 8대까지 세 차례 중임하는 등 9년간 재임해 최장수 회장 기록까지 세웠다.
허 회장은 89년 6월 74세 때 자신이 만든 남서울CC에서 72타를 쳐 골퍼로서는 가장 영예로운 '에이지 슈트'(한 라운드에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