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움직임이 부동산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적어도 금리 인하로 부동산 가격의 추가상승을 우려한 수요자들의 관심을 부동산시장으로 돌리는 데는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고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증가세로 반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콜금리 인하로 아파트값이 오를 조짐이 나타나자 실수요자들이 서둘러 담보대출을 통해 내집마련에 나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리 내리자 부동산시장 과열=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리자 금리인하 반대론자들이 우려했던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과열을 우려,금리인하와 동시에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시장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렇다 할 투자가 마땅치 않은 뭉칫돈이 비과열투기지구나 인기지역의 분양시장으로 몰리면서 청약률이 수십대1을 넘어서고 분양권가격도 덩달아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금리인하-분양시장 투자수요 집중-분양권 및 집값상승-부동산시장 과열의 악순환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수요자도 동참=투자수요가 몰리는 분양시장에 이어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올 1월 마이너스를 보였던 주택담보대출규모가 2,3월에는 각각 2조원대를 웃돌더니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던 지난 4월 한달동안 3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중부동자금이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을 들쑤셔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이 늘어난 것. 부동산시장의 상승랠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01년 2월 이후 금리인하와 주택담보대출 규모의 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2001년 7월 5.0%에 머무르던 금리를 4.75%대로 인하하자 주택담보대출은 한달동안 2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8월과 9월 연이어 금리를 내릴 때도 각각 4조2천억원,5조1천억원으로 담보대출 규모가 급증했다. 2002년 5월 콜금리가 0.25% 인상됐지만 이미 부동산시장의 불길을 끄기엔 역부족이었다. 한달동안 아파트를 담보로 빌려간 금융권 대출금 규모가 6조1천억원으로 지난 200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