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의 조기종전에도 불구, 세계경제의 회복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자 국제투기자금이 원자재시장으로 또 다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후 한때 하락세를 보이던 금과 원유는 물론 곡물 비철금속 등 주요 국제원자재 가격이 이달 들어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초강세를 보였던 이라크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가고있다. 국제상품선물을 대표하는 CRB지수는 이달 들어 급등세를 지속, 21일 현재 240선을 뛰어 넘었다. CRB지수는 이라크전 발발 직후인 3월말 228.42로 떨어졌으며, 지난달에는 230선을 맴돌았다. 안전한 투자처로 간주되는 금이 원자재가격 상승을 선도하고 있다. 금값은 4월 초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후 상승세로 반전돼 연중 최고치에 근접한 온스당 3백70달러까지 치솟았다. 곡물 가격도 콩이 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옥수수는 지난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각국의 소비부진으로 산업 생산이 둔화되고 있지만 주요 산업용 소재인 구리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은 상승하는 이상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5월 들어 급등, 배럴당(WTI기준) 3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이같은 급등은 달러 약세가 가시화되면서 국제투기자본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각국의 주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외환시장마저 불안해지자 금융에서 원자재로 국제자금이 이동하며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곡물의 경우 올 봄 파종기에 일기 불순으로 작황 부진이 예상돼 가수요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최인한ㆍ신동열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