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무르익는다 .. 부동산대책 '반사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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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나온 23일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시황분석가들은 미국 증시가 전날 상승했다는 점이 직접적인 배경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훈 동원투신 상무는 "부동산 투자의 기대수익이 낮아지면서 주식시장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이동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증시의 자금 물꼬가 과연 트일 것인가.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내부적으로 부동산 못지 않게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고 있는 종목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 높아진 투자메리트
투자위험만 상존해온 주식시장이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NHN 네오위즈 등 인터넷주 주가가 3개월여 만에 2배 이상 올랐다.
거래소시장에서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50% 이상 상승한 종목이 1백4개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선 3개월 동안 64개 종목의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했고 주가상승률이 50% 이상인 종목이 2백13개에 이른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의 위축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제자리걸음이지만 종목별로 보면 화려한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 자금 물꼬 트일까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곧바로 자금흐름을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지환 현대증권 스트레티지스트(투자전략가)는 "부동산 자금은 주식자금과 성격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이번 대책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ㆍ장기적으로 이번 대책이 증시 유동성을 보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부동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 투기 자금은 증시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현재는 개별종목 위주로 유동성이 집중되고 있지만 반도체가격이 올라가고 신용카드 연체율이 하락할 경우 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를 점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