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창호' 시대의 선두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송태곤 4단과 이세돌 7단의 최근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년장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송 4단이 올들어 거칠 것 없는 질주를 계속하는 반면 '쎈돌' 이 7단은 LG배 우승 이후 연패를 당하며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 7단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있었던 제2회 CSK배 아시아대항전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한데 이어 국내 최대 기전인 KT배 결승에서는 유창혁 9단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또 패왕전 본선에서는 윤성현 8단에게 역전패당했다. 한때 두기만 하면 이겨서 '불패소년'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던 이 7단이지만 4월28일 이후 성적은 1승6패로 초라하기만 하다. 반면 올초 천하의 조훈현 9단을 상대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인 천원을 획득한 송 4단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22일 현재 송 4단의 성적은 27승4패로 전체 2백여 프로기사중 승률 1위(87.09%)를 달리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맞붙은 21일의 KBS바둑왕전은 최근의 기세를 그대로 보여 주는 듯 했다. 호전적인 기풍의 두 사람이 맞붙은 이날 대국은 초반부터 대마를 둘러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지만 물고 물리는 중반 전투과정에서 송 4단은 우중앙에 패를 감행,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송 4단은 이후 하변 흑대마에 대한 이 7단의 날카로운 공격을 적절히 막아내며 20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을 감상한 서능욱 9단은 "마지막까지 큰 위기없이 대세를 리드한 송 4단의 완승국"이라고 평했다. 이 7단의 슬럼프에 대해 이 7단의 친형이자 매니저격인 이상훈 4단은 "세돌이가 KT배 결승전 이후 컨디션이 좋지 않은게 사실이지만 본인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시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