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4:30
수정2006.04.03 14:31
시대가 변하면서 보수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해서 '남자와 여자가 일곱 살만 돼도 자리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유교의 교리를 지켜온게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남녀칠세지남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성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몇 년 전 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에게는 성이 인생에서 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개방적인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비율이어서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성의 즐거움으로 인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다.
문제는 성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 전문가를 찾아 해결하는 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만약 성기능에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어려워도 이를 입밖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성기능 장애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직도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이같은 행동은 의료기술이 전무했던 중세시대의 처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남성의 것'과 비슷하게 생긴 홍당무 오이 바나나 등을 열심히 먹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엔 의학기술이 발전해 웬만한 성기능 장애는 모두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과거에는 성기능 장애에 대한 지식도 없었을 뿐더러 장애가 있다 해도 성생활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오늘날엔 성기능 장애가 가정 파탄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학룡 < 마노메디 비뇨기과 원장 www.manomed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