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차(茶)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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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가 우리 생활과 깊숙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차를 밥먹듯이 마신다는 뜻의 다반사(茶飯事),조상을 받드는 차례(茶禮) 등의 일상용어들이 차에서 유래된 것만 봐도 그렇다.
커피 등 서양음료를 취급하는 데도 다방이라 부르고,반가운 친구를 만나 "차 한잔 하자"고 가볍게 인사하는 것은 '차'와 일상생활의 밀접함을 나타내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과거에는 차와 관련된 풍속도 다양했다.
지금의 성년식이랄 수 있는 관례(冠禮)에서 다례를 행했고,혼인식이 끝난 뒤 3일째 되는 날에도 다례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혼인이 결정되면 사주단자에 차종자를 넣어 교환했다고도 한다.
조선시대 사헌부에서는 다시(茶時)라 해서 관원들이 매일 한번씩 만나 차를 마시며 토론을 벌였다고 하는데 이는 티타임의 효시라 할 만하다.
우리 나라 차의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신라 흥덕왕 때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종자를 가져와 지리산 화개 등지에 심으면서 사찰을 중심으로 보급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에는 차가 귀해 왕족이나 승려들만이 즐겼고,고려시대에는 극성스러울 정도로 차가 성행해서 왕실이나 민가의식에서 차가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청자가 다완(茶碗)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배척하는 정책으로 차가 쇠퇴했으나,초의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다인(茶人)들의 노력으로 민간의 차풍속은 명맥이 유지됐다.
정작 우리 차가 위기를 맞은 것은 구한말 커피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커피에 맛들이면서 우리 차가 멀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 차를 보급하자는 차문화운동이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 코엑스전시장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차문화대전 '티월드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주요 차생산국인 중국 일본 등이 참가해 다양한 명차를 선보이고 있다.
때마침 어제 경희궁에서는 '전통차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색과 향,그리고 맛이 뛰어난 우리 차는 약효도 뛰어나다고 한다.
전통차 마시기가 단순한 전통문화의 복원이 아닌 생활문화로 자리매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