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 韓ㆍ美ㆍ日 프로골프 40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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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의 나이가 40을 넘으면 다른 스포츠라면 은퇴해야 하는 시기지만 골프에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을 비롯 일본 한국에서 '40대 프로골퍼'들이 젊은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올들어 그런 추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PGA투어의 경우 26일 현재 상금랭킹 '톱15'에 40대 선수 5명이 올라있다.
지난 2월 만 40세가 된 비제이 싱(피지)은 시즌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4위를 달리고 있다.
케니 페리(43·미국)는 랭킹 9위로 치솟았으며,오는 12월 만 50세가 돼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진출하는 제이 하스는 올들어 2위와 5위를 두번씩 한끝에 랭킹 10위에 올라있다.
프레드 커플스(44)는 얼마전 셸휴스턴오픈에서 5년만에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메이저대회 3승의 닉 프라이스(46)도 올시즌 '톱10'에 네번 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상금랭킹은 커플스가 13위,프라이스가 14위다.
두 선수 모두 30대초반인 필 미켈슨(22위)이나 최경주(35위)보다 앞선다.
미 투어에서 40대 선수들의 활약상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할 때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21개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40대 선수의 우승은 2승에 그쳤다.
올해는 5승이나 된다.
대회가 네번 열리면 한번은 40대 선수가 우승한다는 얘기다.
싱,커플스,페리 외에 48세인 스콧 호크(미국)가 지난 3월 포드챔피언십에서 40대 우승자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미LPGA투어도 올해 열린 9개 대회중 2개 대회에서 40대 선수가 우승컵을 안았다.
줄리 잉스터(43)와 로지 존스(44)가 그 주인공들이다.
40대 돌풍은 동양권도 예외는 아니다.
56년생인 구옥희는 지난 18일 JLPGA투어 버날레이디스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녀보다 한 살 많은 최상호도 시즌 개막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시니어투어 연령인 최윤수(55)는 지난해 단 한번도 커트를 미스하지 않았고 시즌 개막전에서는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통산 1백12승을 올린 일본의 점보 오자키(56)는 올들어서도 매대회 젊은 선수들과 우승다툼을 벌이고 있다.
싱은 프로골퍼들이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도 젊은이 못지 않은 성적을 내는 이유중 첫째로 장비발달을 든다.
그는 "클럽제조기술 발달로 40이 넘어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느낌이다.코스는 그대로인데 거리는 늘어나기 때문에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골프가 '멘털 게임'이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이유다.
40대 선수들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략할 때와 레이업할 때를 잘 구분하고 위기가 닥쳐와도 상대적으로 침착하다.
40대 선수들은 또 거리는 중하위권이지만 쇼트게임이 강한 것이 공통점이다.
하스의 경우 샌드세이브율이 1위이고 라운드당 퍼트수는 13위에 올라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