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분당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당 신당파측은 신당추진안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고,구당파측도 핵심 당원에게 당 사수를 호소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딴집 살림'을 전제로 한 힘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신당파의 김원기 고문과 구당파의 박상천 최고위원이 26일 회동,절충을 벌였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로 예정된 청와대 의원 초청 행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당파=내달 2일 당무회의를 열어 신당추진안을 상정하고 몇 차례 토론 후 표대결 등 실력대결을 통해서라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신당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은 이날 "구주류측의 지난 번 모임에 의원 12명이 참석했고 한화갑 전 대표 1명이 가세한 상태"라며 신당 창당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고문은 "지난 대선 때부터 당이 이렇게 된 것은 다 그 사람(한 전 대표) 때문"이라고 한 전 대표를 정면 비난했다. 이상수 총장도 "당무위원 중 절대 다수를 확보했다"며 "한 전 대표의 불참선언으로 일부 의원이 이탈할 수 있으나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같이 가자고 하겠지만 노력해도 안되면 단호하게 결단을 내려 털고갈 것"이라며 "결정에 불복하는 분들이 당을 떠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당파=정균환 총무는 이날 핵심 당원 5만여명에게 편지를 보내 신주류 중심의 신당추진을 '당권장악 음모'라며 "목숨 건 민주화투쟁을 했던 그 정신으로 당을 사수하자"고 촉구했다. 정 총무는 편지에서 "당무회의에서 신당기구안을 표결처리하려는 신당파의 기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과 당원 동지들의 운명은 당원 동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이 원칙을 무시하는 어떠한 시도도 몸을 던져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도 자신에 대한 김 고문의 비난에 즉각 반격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나는 정치를 하면서 당을 옮기거나 계보조차 옮긴 적이 없는데 김 고문은 당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국회의원 한 사람이 아니냐"며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 사람은 자기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