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에 家電싣고 당장 출발하라 .. '이라크 시장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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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정종래 KOTRA 바그다드무역관장은 26일 "미군정은 이라크 임시정부 수립시기를 7월께로 잡고 있지만 10월까지는 무정부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며 "내가 중소기업 사장이라면 비자 자체가 필요없는 지금 서둘러 이라크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두 배 장사 보장한다"
중동지역 수출상담회 참석차 일시 귀국한 정 관장은 이라크와 주변지역에선 중고자동차를 비롯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유무선 통신기기는 없어서 못파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산이 대부분인 중고자동차는 '요르단에 도착하기도 전에 임자가 생길 정도'로 이라크에서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는 "두 배 장사는 너끈하다"며 대당 70달러짜리 위성방송 수신기가 현지에서는 2백50달러에 팔리고 있어 인기품목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고 설명했다.
목재 시멘트 등 건설자재 역시 재건축 붐을 타고 특수가 예상되는 품목.
정 관장은 "이라크에선 목재가 생산되지 않아 유망하다"며 "그러나 건설수요는 7월께나 돼야 본격적으로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항기능이 마비된 이라크에 들어가기 위해선 요르단을 거쳐야 한다.
이라크~요르단을 오가는 전문차량을 이용할 경우 교통비는 왕복에 5백달러 정도다.
◆"리스크는 감수해야"
현재 이라크 진출기업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서버넥스 정도에 불과하다.
치안과 통신문제가 남아 있어 이라크 직접 진출보다는 쿠웨이트나 요르단 등을 거치는 우회경로를 선호해서다.
정 관장 역시 "안전을 1백% 보장할 수는 없다"는 입장.
"저녁에 전기가 안들어와 약탈이 횡행하고 있으며,특히 남자가 없는 집은 1차 타깃이 돼 집을 비워놓고 밖으로 나다니길 꺼리는 실정"이라는 것.
이라크 주요인사의 출입국은 미군의 통제아래에 있다.
정 관장은 "이로 인해 대기업의 경우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더라"면서 "그러나 이라크와 직접적인 커넥션을 구축하려면 지금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정 관장은 "이라크를 얕보지 마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한탕장사를 노리고 함량 미달품을 납품했다가 클레임이 제기된 업체들이 벌써 속출하고 있다는 것.
정 관장은 "위성통신기기의 경우 2∼3개 업체만 남을 것"이라며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청업체인 미국 벡텔사가 이라크 현지인을 많이 고용하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업체에 입찰시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 점 또한 우리 기업들이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