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기업신뢰지수가 5월에 소폭이나마 기대 이상으로 상승함에 따라 이 나라 경제가 올하반기 회복세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독일이 이미 지난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혹은 `제로' 성장에 그쳤음을 상기시키면서 최소한 올 2.4분기도 성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어둡게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독일이 디플레 위협에 직면했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제시됐다. 따라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해 내달 5일(이하 현지시간)의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대폭 인하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각에서 관측됐다. 유로 금리는 2.5%로 미 연방기금금리의 두배 수준이다. 독일 주요 민간 연구소의 하나인 뮌헨 소재 Ifo는 26일 기업신뢰지수가 5월에 87.6으로 전달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수가 상승하기는 지난해 10월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5월에 지수가 전달과 같거나 상승하더라도 극히 소폭에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Ifo의 한스-베르너 신 소장은 5월 지수 상승에 대해 "특히 소매 쪽이 (상대적으로) 괄목할만하게 개선됐으며 제조업과 도매 부문도 좋았다"면서 "건설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하반기에 비록 미미하나마 회복세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연구소의 게르놋 네르브 책임연구원도 "독일 정부가 적정 수준의 구조개혁 노력을 계속할 경우 올하반기 완만한 회복세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위 지수로 현재의 경기를 반영하는 경기체감지수는 5월에 78.3으로 전달보다0.3포인트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경기기대지수는 97.2로 전달에 비해 2.3포인트나 뛰었다. 신 소장은 이에 대해 "경기에 대한 기대가 기업의 현재 사정에 비해 더 낙관적임을 뒷받침하는 수치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독일이 올해 전체로 침체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렇게되면 3년 연속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독일이 디플레 위협에 직면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신 소장은 강조했다. Ifo 지수들은 구서독의 7천여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Ifo 지수가 낙관적으로 나온데 대해 너무 의미를 부여해서는안된다는 신중론을 내놨다. 모건 스탠리의 엘가 바르치 연구원은 "Ifo의 경기체감지수가 하락한 것은 올 2.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텍시스 방크 포필래르의 알렉상드르 부르주아 연구원도 Ifo 지수 상승에 너무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면서 "최소한 3-4개월 연속 올라가야 경기회복 진단이 타당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랄프 솔벤 연구원은 "이라크 조기 종전에 대한 안도감이 Ifo 지수의 일시적 상승에 큰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엑산의 임마누엘 페리연구원은 더 부정적으로 내다봐 "독일이 향후 6개월간 제로 성장에서 헤어나기 힘들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페리는 따라서 ECB가 내달의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낮춰 유로경제를 부추기며 이어 오는 9월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