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바늘에서 인공위성까지'라고 씌어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생활용품 도매전문 유통기업인 '올스마트'가 내건 현수막이다. 말 그대로 바늘에서 인공위성까지 모든 제품을 싼값에 판매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이 회사의 이용익 사장(54)은 만나는 사람마다 회사 홍보에 여념이 없다. 라운드하는 사람들에게 '올스마트'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건네고 장갑을 나눠준다. 일단 많은 사람들한테 회사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인 까닭이다. 이 사장은 6년전 당뇨에 좋다는 이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병원 세곳에서 당뇨를 확인했는데 골프를 시작한 이후 당뇨가 없어져 지금도 신기하기만 해요." 이 사장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사람의 됨됨이'다. "사람이 잔 욕심을 부리면 큰 일을 못해요.볼이 디보트홀에 빠졌는데 스코어 때문에 이를 슬쩍 빼내 치는 사람은 한 타 잃지 않으려다 인생을 잃어버릴 수 있죠." 둘째는 골프스윙이 예뻐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 집으로 이사간 뒤 도배비용을 아낀다며 전문가에게 안맡기고 본인이 하면 이리 삐뚤 저리 삐뚤 엉망이 되잖아요.골프도 처음에 레슨비 아끼려다 못난 스윙을 갖게 되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골프는 천천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프는 여유있게 천천히 해야지 급하게 하면 더 나빠집니다.여자들이 OB가 안나는 이유는 천천히 치기 때문이죠." 이 사장은 사업가로서 "나쁜 짓 하면서까지 돈을 벌고 싶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골프할 때 볼 터치해 가면서 '싱글'하면 뭐합니까.그리고 누가 그런 사람 알아줍니까? 사업하는 사람도 남 보기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는 '아이디어 맨'이다. 퍼터헤드가 바로 움직였는가를 레이저로 확인할 수 있는 퍼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유통분야에서도 '인턴식 물류유통'(해보고 골라라),'인큐베이터식 물류 유통'(확실히 키워주겠다)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유행시키기도 했다. 핸디캡 9인 이 사장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골프로 시간을 많이 뺏기다 보니 사업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그래서 골프를 아주 잘 치면 사람들이 더 이상 부르지 않겠지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더니 오히려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