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개미군단'이 돌아오고 있다. 지난 90년대 말 IT(정보기술) 거품이 꺼지면서 뉴욕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며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온라인 중개회사인 E-트레이드의 로 콜버카 사장은 "이라크전쟁이 끝난 지난 4월 말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증가세가 눈에 띄기 시작했고 5월 들어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3년의 증시침체기 동안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E-트레이드를 통해 이뤄지는 주식거래량은 4월 중 이전의 평균거래량에 비해 10% 늘었으며,5월에는 4월보다도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 경쟁회사인 아메리트레이드와 찰스슈왑도 거래량이 4월에 각각 9.7%와 4.5% 늘어난 데 이어 5월에는 30~40%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E-트레이드 주가는 두달 만에 60% 올랐고,아메리트레이드와 찰스슈왑도 각각 80%,30% 이상 급등했다. 또 15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미국 개인투자자협회가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감정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장세에 대한 낙관이 63%,중립 21%,비관 16%으로 나타나는 등 낙관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불과 2개월 전인 3월 중순의 낙관 33%,중립 27%,비관 39%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증시자금을 추적하는 트림탭의 찰스 비더만 분석가는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개인들의 자금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며 "지난주 14억달러가 주식시장에 순유입되는 등 10주 연속 자금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월가에선 개미군단의 복귀를 이라크전쟁 이후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개인들이 경기호전의 실제적인 '사인'을 먼저 읽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실리콘밸리의 BMC소프트웨어에서 근무하는 브라이언 타운센드는 한 증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기술주를 많이 샀는데,거래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그동안 문제됐던 과잉설비를 거의 정상화시켜 놓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전략가들은 개미군단들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미국 증시를 밝게 전망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