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보험 신규가입은 급감하는 반면 중도해약은 크게 늘어나는 등 보험영업도 극심한 불황을 타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2∼4월중 신계약건수는 80만8천6백32건을 기록, 이전 3개월(2002년11월∼2003년1월)의 75만8천2백93건에 비해 6.6%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중 월납 초회보험료(매달 보험료를 내는 상품에 가입해 처음 낸 보험료) 규모는 7백63억원에서 6백91억원으로 9.4%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불황으로 가계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면서 보험가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보험에 들더라도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보다는 건강보험이나 상해보험 등 저가형 보험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경영실적은 목표 대비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한생명도 신계약건수가 35만1천여건에서 30만8천여건으로 12.1% 줄어들고 보험료 수입도 17.5% 감소했다. 교보생명의 경우도 신계약건수가 줄어들고 보험료 수입도 1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빅3 생보사의 이같은 영업현황을 고려할 때 중소형 보험사의 '타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선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효력이 상실되거나 기존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생명 등 11개 생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효력상실ㆍ해약건수는 △지난 1월 59만1천여건 △2월 61만8천여건 △3월 62만6천여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소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체감경기가 바닥 모르게 곤두박칠쳐 IMF 구제금융 당시보다 보험을 판매하기가 더 어렵다는 하소연들이 영업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