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초대형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7세대 라인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의 투자계획 확정에 따라 LCD업계는 물론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를 포함한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대형 제품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TFT-LCD 7세대 생산라인 규격을 1천8백70mmx2천2백mm로 확정,곧 본격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LCD TV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5세대에서 7세대로 직행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생산라인은 충남 아산시 탕정읍에 있는 60만평 규모의 LCD 단지에 들어서게 된다. 삼성은 연말께부터 투자에 나서 오는 2005년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세부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25억달러(약 3조원)의 투자가 소요되는 프로젝트다. ◆대형 제품 경쟁 격화=삼성이 선택한 7세대 유리기판에서는 40인치 LCD TV 유리를 8장까지 생산할 수 있다. 6세대의 4장보다 생산성이 배나 높은 셈이다. 46인치급도 6장 생산해 6세대의 2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7세대 라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2005년께는 LCD TV 시장이 40인치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전망대로 화질 면에서 우위에 있는 LCD TV가 40인치대 시장까지 파고들면 현재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PDP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PDP는 40인치대 이하의 시장에서 LCD와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판도변화 전망=6세대를 선택했느냐 7세대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성패가 갈리게 됐다. LG필립스LCD와 일본의 샤프는 6세대 라인을 선택하고 삼성에 앞서 투자를 시작했다. 30인치대를 주력제품으로 생각한데다 7세대는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소화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장비업계와 협의한 결과 7세대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삼성이 7세대로 직행하는 것은 5세대 라인 투자에서 뒤처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이 7세대 라인 투자에 성공할 경우 6세대 라인에 투자하는 LG와 샤프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5억∼30억달러를 들여 건설한 7세대 라인이 제때 가동되지 않거나 실패할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