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 뭘할 지 고민하세요"..1만원든 봉투 나눠주는 김기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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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9동 세계리더교회의 김기현 목사(40)는 항상 저고리 오른쪽 주머니에 돈 1만원이 든 봉투를 몇 개씩 넣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을 밝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사용해달라"고 당부한다.
그가 4년 전부터 펴고 있는 '1만원의 기적운동'이다.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강의할 때였어요.수강생들에게 뭔가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격려와 칭찬의 말을 담은 편지를 보냈어요.그때 든 돈이라고는 우표값이 전부였는데 수료식때 학생들은 온갖 선물과 함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음을 전해왔어요.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많은 돈이 필요치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지요."
그동안 김 목사가 돈봉투를 나눠준 사람은 1천여명.그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당황하고 난감해한다.
어떻게 하면 1만원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바로 이 순간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한다.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던 사람이 남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제가 나눠드리는 1만원은 따뜻한 사회,살맛나는 세상을 위한 씨앗입니다.이 돈으로 어떤 사람은 새로 이사온 이웃집에 전 가족의 이름을 새긴 문패를 선물했고,북한 아기 3명의 한달치 우유값으로 보낸 분도 있어요."
그렇다고 김 목사가 결코 부자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개척한 교회는 아직도 월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은행대출금으로 교회를 꾸려가고 있는 처지다.
그는 "중요한 것은 금액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며 "누구든 사랑을 실천하면 백 배,천 배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렇게 사랑으로 기적을 만든 경험을 '1만원의 기적운동'(오늘의책)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글=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