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카드채 대란설"로 휘청이던 은행 카드 등 금융업종의 분위기가 28일 급반전했다.
이날 증시에선 LG카드 국민카드 외환카드 등 카드주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은행업종과 증권업종도 4~6%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든데다 국민은행의 국민카드 합병 기대감으로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장 마감이후 채권단이 SK글로벌의 법정관리 방침을 정함에 따라 금융주 향방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드채 대란 근거 없다"
현대증권이 이날 발표한 '신용카드업 분석보고서'가 금융주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증권은 7월 카드채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며 카드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카드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증권사가 카드업종 투자의견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증권은 이에 대한 근거로 △3·4분기 신용카드사의 풍부한 유동성 △유상증자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원의지와 능력 입증 △우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 △유동성 위기와 도산의 차이를 구분하는 정부 정책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유정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3·4분기 중 만기도래 채권이 가장 많은 LG카드의 경우 채권 총액은 5조1천억원이지만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5조3천8백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드사 연체율도 8월 이후 진정될 것"이라며 "정부도 신용카드 육성 차원에서 카드사 도산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이날 "카드사들이 하반기 들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혀 금융주의 상승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준재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카드사 흑자전환이 확실할 경우 은행주와 증권주도 혜택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은 카드채에 물려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카드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증권은 수익증권 환매가 줄어들 것이란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좀 더 지켜보는 게 낫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준재 수석연구원은 "카드채 대란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심규선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금 확보액 등 수치상으로만 보면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유동성 위기는 수치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인 만큼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 퇴출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박진환 한국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카드사에 대해 '추가 대책은 없다'고 밝혀온 데다 시장 원리에 따라 1∼2개사의 퇴출 가능성도 시사했다"며 "6월로 예상되는 카드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결과를 지켜본 다음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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