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장기화 되면서 아시아 수출기업에 "중국 비상"이 걸렸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에 환율이 고정(페그제)돼 있어 그 가치가 달러와 동반하락,수출채산성이 경쟁국가보다 그만큼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값싼 중국상품에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기업들이 이제 약달러와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약달러"정책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이란 것이다. 때문에 한동안 잠잠했던 위안화 절상요구가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유사한 상품을 수출하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기업들도 위안화 가치를 10% 이상 절상,현행 달러당 8.28위안인 위안.달러 환율을 달러당 7.5위안 이하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마찰 비화 우려=싱가포르 소재 바클레이즈 캐피털 투자은행은 달러가치가 올들어 전세계 통화의 가중평균치보다 3.8% 하락했으며,지난 1년간은 6.9%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 엔화의 경우 지난 17개월동안 달러대비 11.2% 급등했다. 작년초 달러당 1백37엔대에서 움직이던 일본 엔화는 최근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1백17엔대까지 올랐다. 한국 원화 역시 달러당 1천3백17원에서 1천2백원(8.9%)으로 그 가치가 치솟았다. 대중 수출이 많은 싱가포르 달러와 태국 바트화도 각각 6.7%,5.7% 올랐다. 특히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경우 같은 기간중 20.9% 급등했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8.28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출가격 경쟁력은 여타 아시아국가들에 비해 달러하락폭 만큼 강화된 셈이다. 지난 1분기(1-3월)중 중국의 대유럽 수출이 40% 이상 급증한 것도 약달러 덕분이다. 그만큼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대유럽 수출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데스몬드 서플 바클레이즈 캐피털 투자은행 수석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약세는 세계경제 침체속에 중국의 수출만 확대되는 효과를 불러와 또 다른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안화 절상압력 또 다시 고조=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고정환율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은 중국이 페그제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10% 이상 저평가된 상태에 묶어두고 있다며 변동환율제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랭클리 바고 미 제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주 의회증언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중국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를 시장결정에 맡기는 방식만이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변동환율제 도입을 강조했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도 한국 수출의 30-40%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달러와 위안화 동반하락은 한국에 아주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로화 강세로 금리인하가 불가피한 유럽에서도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고정환율제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율제도를 갑작스럽게 변경할 경우 금융산업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게 그 이유다. 또 달러연동 환율제도가 외국인 투자유치에 유리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변동환율제 도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제조업투자의 절반을 외국자본에 의지하고 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