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건설 당시 CM(건설사업관리)을 맡았던 김종훈 한미파슨스 대표이사(54)는 지난 23일 이명박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암동 '월드컵몰' 개장식에 참석,누구보다 흐뭇한 마음으로 테이프 커팅을 했다.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과 열기가 사라진지 1년이 지난 지금 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 대부분이 적자로 운영난을 겪고 있지만 자신이 건설관리한 상암경기장만은 상업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흑자 운영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시 기획단계에서부터 쇼핑몰 설립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서울시를 설득,월드컵 이후의 경기장 수익기반 시설을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운동 경기장에 생활시설을 접목해 3백65일 이용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초기 건설비용이 높아지는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주민복지나 운영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당시 상암구장을 상업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쇼핑몰,극장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일일이 구해 설계에 반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상암구장은 앞으로 서서울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 올림픽경기장 등 기존의 시설들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재개발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콸라룸푸르의 KLCC(쌍둥이빌딩·4백52m)현장소장을 지내는 등 건설업계에서 30년을 일해 온 김 대표는 지난 96년 6월 미국의 파슨스와 손잡고 국내 처음으로 CM전문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관련 제도·관행·관련법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있어 안타깝다"며 "선진화된 공사 모델을 많이 개발해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