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위기의 '신동빈號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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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48)이 경영해온 코리아세븐이 위기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난해 훼미리마트에 편의점업계 선두 자리를 내주고 대규모 적자를 내자 6년간 '브레인'으로 일해온 일본인 혼다 도시노리 전무를 비롯해 이사진 4명을 최근 전원 교체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99년 롯데그룹 후계자로 거론되는 신 부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2001년 12월에는 국내 편의점업계 최초로 1천호점을 돌파,경쟁사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년반이 지난 지금 세븐일레븐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실적 부진과 임원진 교체
세븐일레븐은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지난해 훼미리마트에 추월당했고 1백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경쟁사인 LG25와 훼미리마트는 각각 3백억원과 1백85억원의 흑자를 냈다.
신 부회장은 그 동안 단독 대표이사로서 혼다 전무 등 일본인 간부들의 도움을 받으며 세븐일레븐을 경영했다.
그런데 신 부회장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던 혼다 전무와 일본인 간부 3명은 최근 쫓겨났다.
대표이사직은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관악점장을 지낸 박종규 상무와 함께 맡게 됐다.
관리·운영·상품본부장도 모두 교체됐다.
신 부회장의 경영 실패가 공개적으로 인정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실적이 부진한 편의점 부문에 메스를 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 성장세 제동 걸려
세븐일레븐은 99년 이래 줄곧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99년 말에는 코오롱유통의 로손을 인수,매장수 기준으로 3위에 올라섰다.
2년 뒤인 2001년 말엔 1천호점을 돌파하며 선두로 부상했다.
당시 신 부회장은 1천호점 개점식에 참석했고 2002년 초에는 축하 리셉션까지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의 성장세는 지난해 중반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한 해 동안 5백개 점포를 신설,점포수를 1천5백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작년 말 점포수는 1천4백1개에 그쳤다.
이 바람에 점포수에서 훼미리마트에 뒤지기 시작했다.
◆무리한 점포 확장이 화근
세븐일레븐이 위기에 처한 것은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점포 개설 및 운영 비용을 본사가 모두 떠안는 직영점과 본사가 점포를 마련해 운영만 맡기는 위탁가맹점을 너무 많이 늘렸다는 것.
그러다 보니 대부분 부담을 점주가 안는 순수 가맹점 비율이 10%에 그쳤다.
경쟁사인 훼미리마트의 81%나 LG25의 63%에 비해 훨씬 낮다.
순수 가맹점 비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점포당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예비 창업자들의 선호도가 뒤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반 드러난 세븐일레븐의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1백70만원선.
LG25(2백11만원)나 훼미리마트(1백84만원)에 비해 월등히 적다.
업계 관계자는 "직영점이나 위탁가맹점은 매장 입지가 좋지 않거나 불황으로 매출이 곤두박질하면 본사가 과도한 부담을 안게 된다"며 "세븐일레븐의 경우 많은 돈을 들여 직영점과 위탁가맹점을 늘린 것이 화근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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