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롯데캐슬골드에 이어 올해는 '더샵(the#)스타시티'가 주상복합아파트 신화를 이어갔다. 청약이 시작된 지난 26일부터 불과 사흘 사이에 9만4천2백53명의 청약인파가 몰렸다. 청약증거금으로만 2조7천억여원이 은행에 입금됐다. 계좌당 3천만원의 청약증거금이 적은 돈이 아닌데도 신청자들은 새벽부터 모델하우스와 지정 은행으로 몰려들었다. 건국대학교 운동장 부지에 들어서는 이 주상복합은 연초부터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대어가 될 것'이라는 평을 들었다. 어느 정도의 '대박'은 일찌감치 예견됐지만 막상 연일 매스컴을 타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분양 관계자들조차 당황스러워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측은 청약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제일 조흥 우리 등 3개 은행의 서울 및 수도권 60개 지점에 청약창구를 마련했지만 이도 허사였다. 청약 마감일인 지난 28일 은행 폐점시간인 오후 4시를 전후해 갑자기 청약인파가 몰려들면서 상당수 점포에서 대혼잡이 빚어졌다. 결국 해당 지점의 직원들은 29일 새벽에야 신청자 집계를 마치고 귀가할 수 있었다. 금융업계에서는 "청약증거금으로 2조7천억여원의 자금이 일시에 은행창구로 몰리면서 4%선이었던 콜금리가 3.9%대 안팎으로 떨어졌다"는 웃지못할 루머까지 나돌았다. 이처럼 '개미'투자자들이 3천만원을 들고 은행으로 향하던 그 시각,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청와대에서 열린 '차별시정과 빈부격차 완화'라는 주제의 국정과제회의에서 "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일부 재건축아파트에 몰린 투기수요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단언하고 있었다.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도 "가수요만 막으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며 "강남의 부동산 불패신화는 깨지게 마련"이라고 자신있게 거들었다. 백번 동의하고 싶은 말들이다. 하지만 지난 1주일간 '난리통'으로 변한 청약현장에서 만난 청약신청자들의 냉소적인 눈빛은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그들은 현장 감시를 나온 국세청 직원들을 바라보며 '저 사람들 여기 뭐하러 온 거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경제부처 장관들의 자신감이 청약시장에서는 한낱 구경거리로 전락해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송종현 건설부동산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