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바람이 전세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미주대륙의 미국과 브라질,중동의 이스라엘 등이 정부차원에서 연금개혁을 추진하면서 근로자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개혁이 검토되고 있다. 연금개혁은 사회가 노령화되면서 연금 수혜자와 수혜기간은 크게 늘고 있으나 연금납부 인구는 상대적으로 감소,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 따른 자구책이다. 그 방식은 △연금납부기간 확대·수령시기 연기(유럽 중동)와 △부담금증액·수령액축소(미주 한국) 등 두 가지다. 프랑스 정부는 28일 근로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안을 승인해 의회로 넘겼다. 이에 대해 프랑스 공공근로자들은 지금의 부분파업을 오는 6월2일 전국적인 파업으로 확대하겠다며 강력히 맞서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이날 승인한 개혁안의 초점은 퇴직 후 연금을 1백% 받을 수 있는 재직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현행 37년6개월에서 40년으로 2년6개월 늘린 뒤,2012년에는 41년으로 더욱 연장토록 돼 있다. 연금납부 기간이 길어지면 연금수령개시 시기도 자동으로 늦춰지게 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주 말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고 연금보험료 납부기간도 40년에서 45년으로 연장하는 개혁안을 마련,의회로 넘겼다. 이 개혁안에 반발,오스트리아 근로자들은 지난주 전국적으로 1백만명이 참가,50년만의 최대 파업을 벌였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비슷한 내용의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첫 연금수령 시기를 현행(남자 65세,여자 60세)보다 2~7년 늦춘 개혁안을 이달 초 의회금융위원회에 통과시켰다. 브라질 정부도 연초 대대적인 연금개혁조치를 단행했다. 공무원의 연금수령액을 현재의 70% 수준으로 줄이고 고소득자의 연금납부액을 10% 올렸다. 동시에 연금수령 나이도 남자는 53세에서 60세로,여자는 48세에서 55세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우 연금개혁조치가 기업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초우량기업 GE가 근로자들의 연간 연금보험료 납부액을 2백달러 인상,파업에 시달린 게 그 예다. 다른 기업들도 보험료증액 등의 연금개혁을 계획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