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샌들 유행의 판단 기준은 바로 굽에 있다. 아주 높거나 아주 낮거나 둘 중 하나다. 6∼10cm 높이의 스틸레토 힐은 굽의 끝 부분만을 다른 재질로 박아 높이감을 더욱 강조했다. 섹시한 미니 드레스나 미니 스커트 같은 치마뿐 아니라 무릎 아래 길이의 할렘 바지에도 굽 높은 힐을 신는 게 최신 트렌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굽의 실루엣이 전체적으로 가늘고 뾰족한 느낌에서 중간 배가 불룩 나온 둥근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일과 민속 풍 의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굽이 거의 없어 편안해 보이는 통(Thong)의 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통은 원래 납작한 모양에 발가락(주로 엄지발가락)을 끼워 신는 신발을 지칭한다. 최근에는 밴드로 발등을 덮거나 여러 개의 끈으로 덮인 변형 디자인도 굽이 납작한 모양이면 모두 통으로 불린다. 샌들의 소재가 부드러워졌다. 소가죽과 양가죽 악어가죽에 이어 부드럽기로 소문난 사슴가죽이 여름 신발에 합류했다. 다른 가죽에 비해 두껍긴 하지만 가볍고 신축성이 좋고 땀 흡수가 잘 된다는 게 장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름 샌들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밀리터리 룩에 쓰일 만한 데님도 샌들의 주요 소재로 자리잡았다. 청바지색 그대로의 블루보다는 카키 올리브그린 등으로 색을 바꾼 데님이 많다. 끈 처리 방식도 유행요소 중 하나다. 지난 봄까지 인기를 끌었던 레이스업 스타일(가느다란 끈이나 리본을 발목에 여러 번 감아올리는 스타일)은 주춤대는 반면 발목 부분을 끈으로 한 번 감아 마무리하는 앵클 스트랩과 발 뒤꿈치에서 한번 걸어주는 슬링백이 단연 강세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사실은 컬러에 있다. 가을색으로 인식돼 오던 초콜릿색 계열이 몇 달 앞선 여름부터 거리를 점령할 전망이다. 초콜렛과 옐로의 배색은 최고 인기 컬러 코디네이션. 핑크와 화이트도 마니아층의 지지를 업고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발등과 발목 위에 부착된 장식물은 그 종류가 대폭 늘어났다. 꽃,곰돌이 인형,진주,크리스털 등 우아한 것에서 앙증맞고 귀여운 장식까지 폭 넓게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