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라고 불안한 세계 경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찌감치 꼬리를 내린 미국과 유럽 시장에 이어 '불황 무풍지대'로 통하던 국내 명품시장도 지난해 말부터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내로라하는 패션그룹들의 전세계 매출이 1∼2년 전부터 곤두박질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올들어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전년대비 최고 30%까지 역신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그룹의 성장 그래프는 더욱 눈에 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그룹은 지난해 통합 순이익이 2.3% 증가한 1백30억유로(미화 1백4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감가상각 차감전 순이익은 7.2% 상승한 2억6천3백만유로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1∼5월 매출이 전년대비 10% 이상 늘었다는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말이다. 아르마니가 불황 중에도 잘 되는 이유는 뭘까. 이 기업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 그리고 디자이너이기도 한 아르마니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은 너무 과장된 물건을 구입하지 않습니다." 아르마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 즉 군더더기가 없는 간결한 옷 선이 위기로부터 브랜드를 지켜냈다는 것이다. 아르마니그룹은 지난해 중국을 포함, 전세계에 30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중국에는 향후 5년 동안 30여개의 매장을 새로 낼 계획이다.